2026. 11. 1. 00:19ㆍ해외 여행기/[2025] 오사카
Osaka Family Story · Episode 03
16년 만에 다시 마주한 오사카의 상징, 붉은 가을 단풍과 웅장한 오사카성 천수각 산책
2009년 봄 벚꽃 흩날리던 오사카성을 16년 만에 가을 단풍 옷을 입은 모습으로 다시 마주했습니다. 거대한 성벽과 푸른 해자, 그리고 금빛 장식이 반짝이는 천수각을 거닐며 가족과 나눈 시간 여행 이야기입니다.
1. 거대한 석벽과 해자를 건너, 16년 만에 다시 찾은 오사카성
오사카 여행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상징이자 역사의 중심, 바로 '오사카성(大阪城)'입니다. 16년 전 둘만의 배낭여행 시절 찾았던 오사카성은 거대한 성벽의 위용과 평화로운 공원의 풍경으로 기억에 깊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16년이 흐른 지금, 어느덧 훌쩍 자란 동동이와 봉봉이의 손을 잡고 네 식구가 되어 다시 이곳의 입구에 섰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공원으로 들어서자, 사람의 키를 몇 배나 훌쩍 뛰어넘는 거대한 바위들로 촘촘히 쌓아 올린 웅장한 석벽(이시가키)과 깊고 고요한 해자가 우리 가족을 맞이했습니다. 성벽 주변으로는 가을의 정취를 알리듯 나뭇잎들이 울긋불긋 고운 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2. 가을 단풍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황금빛 천수각(天守閣)
성문을 지나 천천히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가자, 울창한 소나무와 붉게 타오르는 단풍나무 숲 너머로 마침내 오사카성의 심장인 '천수각'이 위풍당당한 자태를 드러냈습니다!
하얀 회벽과 청록색 지붕, 그리고 처마 끝마다 번쩍이는 황금빛 호랑이와 잉어(샤치호코) 장식이 가을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습니다. 화면이나 사진으로 볼 때보다 실제로 마주했을 때 전해지는 웅장함과 압도적인 스케일에 저는 그 규모에 감탄했지만 아이들은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았어요.


높푸른 가을 하늘 아래 붉은 단풍잎과 고풍스러운 석등, 그리고 클래식한 가로등이 조화를 이루며 걷는 발걸음마다 그림 같은 풍경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천수각 주변 광장을 여유롭게 산책하는 시간 자체가 큰 힐링이었습니다.

3. 천수각 앞에서 남긴 네 식구의 소중한 가을날의 기억
오사카성을 가장 멋진 각도에서 담을 수 있는 광장 뷰포인트에 서서 기념사진을 남겼습니다. 16년 전에는 둘이서 삼각대를 세워두고 수줍게 웃으며 찍었던 장소인데, 이제는 아빠의 품에 기댄 든든한 동동이와 밝고 사랑스러운 에너지를 뿜어내는 봉봉이까지 함께하여 프레임이 사랑으로 가득 찼습니다.

4. 아이들은 시큰둥, 아빠가 들려준 2009년 오사카성 이야기
솔직히 아이들은 오사카성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2009년에 왔을 때 제가 했던 생각들을 아이들에게 조금만 들려주고 돌아왔어요.
그때의 저는 이런 이야기를 글로 남겼습니다. 사방이 물길로 둘러싸인 성이라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무력으로는 점령하지 못했다고 하는 난공불락의 성이라는 점, 지금의 천수각은 콘크리트로 다시 지은 건물이라 안에 엘리베이터가 있다는 점, 그리고 내부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박물관이라 그의 일생과 도쿠가와 이에야스와의 전쟁을 전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시에는 백성을 핍박하고 임진왜란을 일으킨 과오도 적혀 있었지만, 일본에서는 하층민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난세의 영웅으로 보는 것 같았다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한국인으로서 만감이 교차했던 그날의 마음은 그때의 글에 자세히 적어 두었습니다.
👉 2009년의 이야기는 2009 오사카·교토 여행기 #7 - 난공불락 오사카성과 도요토미 히데요시에서 볼 수 있어요.
수백 년의 모진 풍파를 견디며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온 오사카성처럼, 우리 가족 역시 16년이라는 시간 동안 서로를 아끼고 보듬으며 이렇게 단단하고 행복한 울타리를 이루었습니다. 단풍잎이 곱게 내려앉은 천수각 앞에서 나눈 웃음소리는 이번 오사카 가족 여행의 소중한 페이지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다음 편: 하루카스 300 일몰과 야경, 우메다 공중정원 대신 | 2025 오사카 가족여행 #4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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